'청와대에서 구두 닦는 요금이 500원 오른 까닭은? '청와대 안내실 면회소 옆에서 일하고 있는 구두미화원 강해구(33)씨는 2일 구두 한 켤레 닦는 가격을 1,500원에서 시중 요금과 비슷한 2,000원으로 인상했다. 안면 3급과 시각 6급 장애인인 강씨는 지난 4월 장애인 복지 지원 차원에서 청와대가 처음 허용한 '청와대 구두닦이'이다.
강씨가 이날 청와대 총무비서관실과 협의해 '구두 청결 요금 변동 안내문'을 돌린 이유는 시중의 물가 인상과 발 맞추기 위한 것은 아니다. 청와대 직원들이 예상과 달리 구두를 자주 닦지 않아서 강씨의 벌이가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부인과 딸을 두고 있는 강씨는 하루에 50켤레 이상의 구두를 닦아야 생활을 그런대로 꾸려갈 수 있다. 하지만 강씨는 하루에 30∼40 켤레 가량의 구두만을 닦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비서실 직원이 490여명에 이르고 청와대를 찾는 시민들까지 손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기관·회사에 비해 구두 청결을 부탁하는 사람이 적은 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강씨의 한달 수입은 재료 비용을 제외하면 100만원을 약간 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씨는 "시간이 갈수록 손님이 조금씩 늘고 있어서 괜찮아질 것 "이라며 "청와대 직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없어서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손님이 적은 이유로는 청와대 비서실의 출입 제한 때문에 강씨가 사무실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 우선 거론된다. "청와대의 386세대 비서진들이 다른 회사원들에 비해 구두 광택 내기에 덜 신경을 쓰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또 경기가 어려워지자 구두 닦는 사람이 그전보다 줄었다는 얘기도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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