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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집 산책- 신사동 아시안푸드 전문점 '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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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집 산책- 신사동 아시안푸드 전문점 '로이'

입력
200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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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명문 의대 졸업생이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호텔 조리사로 변신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고려대 의대 88학번으로 2002년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조리부에 입사한 노종헌(36)씨. 독특한 인생 전환이 언론에 알려지며 화제를 낳았던 그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앞에 레스토랑 ‘로이’를 열었다.이 곳을 그는 ‘모던 아시안 비스트로’라고 표현한다. 양식에 뿌리를 둔 아시안 푸드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라는 것. 말은 어렵지만 ‘양식 같은 일식, 혹은 한식 같은 양식’이라고 말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가장 잘 나간다는 ‘부드러운 삼겹살찜과 와사비향의 으깬 감자’는 그의음식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메뉴. 영국인들이 즐겨 먹는 소꼬리찜을 응용,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쪄내는데 양식에 흔히 나오는 으깬감자에 일식풍으로 고추냉이(와사비)향을 넣었다.

음식을 통한 동서양의 조화는 맛에서 그대로 표현된다. 감자에 고추냉이 향이 들어가니 일반 감자를 먹는 것보다 훨씬 시원하고 코 끝에 고추냉이향이 은은하게 남는다.

삼겹살은 진한 갈색을 띠는데 간장양념에 찐 까닭이다. 겉에 양념이 짙게 배어 맛깔스러우면서도 속살은 부드럽기만 하다. 지방 부위를 응축시킨데다 기름기마저 거의 다 빼내 삼겹살인지도 모를 정도다.

삼겹살 위에 가니쉬로 올라 가 있는 것은 고구마 튀김. 실낱처럼 가늘게 채를 썰어 튀겨 놨는데 역시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럽다. 고기의 소프트한 맛에 대비되도록 일부러 씹히는 맛을 냈다고.

음식들을 전부 젓가락으로 먹는 것도 독특하다. 고기건, 야채건, 젓가락으로 집기에 불편이 없다. 스테이크는 물론, 버섯이나 구운 통마늘도 작고 얇게 썰어놨다. 그러고 보니 테이블에 포크나 나이프가 세팅돼 있지도 않다.

김소스 메로구이, 크레송(물냉이) 샐러드 등 잘 나가는 다른 메뉴들도 서양식 메뉴와 한국식 재료들을 잘 어울려 놓았다. 대부분의 메뉴 이름들이 좀 긴 편인데 모두 노씨가 새로 개발한 것들이다. 재료와 조리과정을 표현하느라 길어졌다. 메뉴판에도‘메인 디쉬’가 아닌 ‘로이의 특별메뉴’라고 쓰여 있다. 무엇을 먹든 볶음밥은 서비스로 나온다.

메뉴 이름은 낯선 듯 해도 맛은 무척 친숙하다. 우리 입맛에 익숙한 재료나 소스를 많이 사용해서다. 노씨는 “손님 대부분이 음식을 하나도 남김없이 접시 바닥까지 긁을 정도로 비운다”고 말한다. 맛에 자존심이 강한 그는 손님이 음식을 남기면“음식이 입에 맞지않느냐”며 꼭 이유를 물어본다.

테이블에는 통통한 모습의 노씨를 소개하는 조그만 사진이 올려져 있는데이 사진만으로는 노씨를 알아보기는 어렵다. 주방에서 직접 조리하거나 손님을 맞고, 또 발레파킹까지 손수하는 그는 요즘 사진보다 살이 많이 빠져 날씬해 보인다.

메뉴와 가격/샐러드 7,000~9,000원. 파스타와 롤, 샌드위치류는 1만1,000~1만5,000원. 메인 요리들은 2만원 내외. 와인도 다양하게 구비.

영업시간 및 휴일/ 점심은 오후 3시, 저녁은 11시까지. 월요일은 가끔 쉰다.(미리 예약이나 확인 필요)

규모 및 주차/ 5대로 별로 넉넉하지 않다.

찾아가는 길/ 도산공원 정문앞 왼쪽 골목으로 100m.

연락처/(02)540-3312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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