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콜금리 목표를 결정할 금융통화위원회(9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추가인하’쪽으로 완전히 기울어 있던 무게추가 서서히 ‘동결’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없이 곤두박질치던 장기금리(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도 다시 반등기류를 타고 있다.그러나 예상을 깨고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8월 금통위의 정책결정스타일을 감안하면, 추가인하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어 누구도 콜금리 방향에 대해 자신 있는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게 얻는 동결론
8월말까지만 해도 콜금리 추가인하 전망이 우세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한때 연 3.55%까지 하락, 콜금리(3.50%)와 격차를 5bp까지 좁히기도 했다. 장단기 금리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어서, 시장에선 이달 금통위가 25bp의 콜금리 추가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다.
그러나 8월 소비자물가가 위험선까지 치솟으면서 흐름은 동결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1일 발표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4.8% 상승, 연간 억제 목표인 3%대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근원 인플레이션(변동성이 큰 유가와 농산물등을 뺀 물가)이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목표로 삼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년동기 대비 3.2% 상승, 한은의 연간 자체 전망치(3.0%)를 넘어섰으며 2004~2006년의 중기목표치 상한선(3.5%)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내수부양이 시급하더라도 중앙은행이 추가적 콜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동양증권 한영탁 선임연구원은 “하반기중 콜금리인하를 단행한다 해도 이달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금리 동결론이 급부상하면서 장기금리 움직임도 반전됐다. 하락행진을 거듭하던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물가지표 발표직후 9일만에 오름세로 반전됐으며, 2일엔 3.6%선을 회복했다.
불씨 남은 인하론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동부증권 신동준 연구원은 “8월에도 근원인플레는 3.1%로 이미 위험수위였지만 금통위는 금리를 낮췄기 때문에 이달에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인하와 동결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은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한번의 인상이나 인하로는 경기조절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물가압력을 감수한 채 내수를 위해 금리를 내린 금통위가 한 달 만에 다시 물가안정으로 회귀한다면 경기와 인플레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9월 금통위의 선택은 ▲일단 콜금리를 동결하되 추가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거나 ▲전격적 추가인하를 단행하는 2가지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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