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판에는 오곡백과가 익어가고, 마을에는 추수의 기쁨을 알리는 풍악소리가 울리고….’아침저녁의 소슬바람과 함께 가을문턱에 들어서는 9월은 수확의 계절, 축제의 계절이다. 수도권의 각 지자체들은 지역 특산물과 향토의 전통을 살린 각종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은 벌써 풍년이다.
가을축제의 백미, 농ㆍ수산물 축제
가을축제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각 지역의 농수산물 축제다. 이천시 장호원읍 청미천 둔치에서 16~19일 4일간 열리는 ‘복숭아 축제’ 에서는 장호원 황도의 진미를 감상할 수 있다.사과 감 파인애플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장호원 황도는 물론 천중도, 미백 등 다양한 종류의 복숭아들이 시중가격보다 20% 가량 싸게 판매된다. 인근 복숭아 농장에서는 복숭아시식회와 사생대회, 백일장 등의 행사도 열린다.
시화호와 반월공단으로만 알려져 있는 안산은 안성에 버금가는 도내의 대표적인 포도산지. 8일 단원구 초지동 대부도 인근의 화랑유원지에서는 ‘2004 대부 포도한마당축제’가 열린다. 명물인 안산 대부도 포도와 포도주, 포도즙 등 관련상품도 판매하고 풍물패 공연으로 축제분위기를 돋운다.
자연산 장어맛에 버금간다는 강화갯벌의 장어축제도 이목을 끈다. 4일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 양식장 갯벌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에서는 강화특산 갯벌장어의 맨손잡기행사, 시식회 등이 준비돼있다.
다양한 전통 문화 축제
향토의 전통공예품을 내세운 축제도 잇따라 열린다. 도자기종가를 자처하는 이천과 광주가 대표적. 이천시는 설봉공원 엑스포단지와 신둔도예촌에서 1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8회 이천도자기축제를 연다. ‘흙으로 느껴보는 웰빙체험’을 주제로 다기류, 쌀독 등의 생활자기와 특산 농산물인 이천쌀을 함께 판매한다. ‘도자기 명장전’, 국제도자협회(IAC) 회원전 등 전시회도 열리고 일반인들은 그릇빚기 경연대회인 클레이올림픽과 옹기제작, 전통가마 불지피기 등 도자기 제작체험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다.
왕실도자기 생산지였던 광주시도 11~26일 실촌면(곤지암) 조선관요박물관에서 ‘광주왕실도자기 축제’를 연다. ‘아름다운 우리도자기’ 공모전의 입상작 70여점과 조선백자, 분청사기 등 150점의 박물관 소장품이 전시된다. 줄타기, 북청사자놀이 등 무형문화재의 공연도 펼쳐지고 도자 애호가들을대상으로 ‘광주 분원 조선백자의 우수성과 발전방향’ 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안성시의 지역축제 ‘죽주산성 축제’도 이색적. ‘잊혀진 기상’을 주제로 11일 죽산면 죽주산성에서 열린다. 대몽항쟁기에 국난을 극복했던 관민합동 전통을 기리는 축제로 주민들의 성밟기놀이, 고려군 복장을 한 태껸시범, 줄타기 태평무 향당무 등 전통예술공연도 준비돼있다.
경기문화재단 강원재(36) 전문위원은 “최근 지역마다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 특성을 살린 축제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며 “축제참가를 통해 각 지역의 특산물도 구입하고 지역 전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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