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임원 수는 전체 직원 5만8,900명 가운데 1%도 안 되는 530명.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올라갈 수 있는 ‘별 중의 별’이다. 그런 삼성전자의 임원들의 학벌은 어떨까.조사 결과 서울대 출신보다 지방대 출신이 조금 많았고, 드물지만 상고나 공고 출신도 있었다. 석ㆍ박사 출신이나 해외유학파도 많았지만 국내 최대 기업이라는 위상과 우리 사회의 학벌 중시 풍토 등을 감안하면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다.
2일 삼성전자의 200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무보 이상 임원 530명(외국 출신,확인 불가자 21명 제외. 최종학력 기준) 가운데 지방대 출신은 102명인 반면 서울대 출신은 100명이었다. 또 최종 학력이 상고와 공고인 임원도 5명이나 있었다.
지방대 중에서는 경북대(49명)를 포함해 부산대, 영남대, 동아대, 경상대, 계명대, 울산대 등 영남 지역 학교 출신자가 91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대, 전남대, 조선대 등이 각 1명, 나머지는 청주대, 제주대, 충북대 등 타지방 대학 출신자였다. 지역 편차가 두드러진 것은 주요 사업장이 구미 등 영남 지역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대 출신은 100명이었다.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은 각각 41명과 38명으로 세 학교 출신을 모두 합해도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전통적으로 공대가 강했던 한양대와 인하대가 각각 62명과 25명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답게 학벌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하는 풍토를 엿볼 수 있다”며 “대부분 기업에서 임원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학벌 거품은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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