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중국에서 일부 생산하던 대미 수출용 8㎜ 비디오카메라를 1년여전부터 전량 일본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 공수되는 부품 비중이 40%가 넘어 납기 단축이 어렵고, 기술진과 협력하며 품질을 개선하는 데도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마쓰시타는 현재 일본에 세계 최대 규모의 PDP 패널공장을 건설중이다. 백색가전, 휴대폰 등 중국에 50여개 생산ㆍ판매거점이 있지만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은 일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일 발간한 ‘일본기업의 생산거점 U턴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 법인 설립건수는 1995년 360개사에서 지난해 50개로 급감했다.
반면 올해 제조업체의 국내 설비투자 계획은 20% 이상 급증했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해외생산을 늘리는 것보다, 국내에서 생산방식을 혁신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게 경쟁력 강화에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93년 이후 해외생산만 늘려왔던 도요타는 최근 10년만에 국내 라인 증설을 추진중이다.
보고서는 일본기업의 ‘U턴’ 현상에 대해 ‘본국은 고부가가치 상품, 중국은 단순조립 공정’ 위주의 분업화 전략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술 축적을 위해서는 부품업체와의 연계 및 연구개발ㆍ제조의 일체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또 해외진출에 따른 기술유출 가능성을 우려, 국내생산을 통해 자국 기술을 아예 ‘블랙박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생산거점이 있는 일본 제조업체 413개 가운데 16개사가 국내로 거점을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중이다.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국내 핵심 역량 축적은 소홀히 한 채 해외 생산을 우선할 경우 자칫 ‘제조업의 긴 겨울’이 도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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