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국제유가로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의 60%를 석유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미래의 에너지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세계의 석유와 천연가스는 약 50년 후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은 해마다 4~8%씩 오히려 증가하는 실정. 1~3일 제주시에서 열리는‘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국제포럼(GIFㆍGeneration IV International Forum)’ 정책 그룹회의는 이 같은 고민과 대안마련노력의 일환이다. 이 회의에는 전 세계 원자력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해 향후 100년간 에너지를 책임질 차세대 원자력시스템의 방향을 논한다.
4대 원칙에 따라 6개 시스템 선정
GIF는 우리나라와 미국 프랑스 일본 유럽연합 등 11개국이 모여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2000년 1월 9개국으로 출발한 이후 2002년 6월에는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의 개념 6개를 선정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유럽원자력공동체인 ‘유라톰’이 합류했다.
이 개념은 전 세계에서 제안된 100여개의 개념 중 여러 단계의 평가를 거쳐 선정됐으며 전문가들은 2003년 1월, 선정된 개념들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기술지도를 완성했다. 기술지도를 작성한 100여명의 원자력 전문가 중에는 우리나라 과학자도 7명 포함됐다.
4세대 원자력시스템 개발의 4대 원칙은 ▲에너지 공급이 지속적이고 폐기물 발생량이 적을 것 ▲특별한 조치가 필요없는 안전시스템 장착으로 일반대중이 공감할 수준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확보할 것 ▲운전 비용을 낮춰높은 경제성을 실현할 것 ▲핵 물질 전용을 방지해 핵확산을 막을 것 등이며 이는 차세대 시스템 개념 6개를 뽑은 기준이 됐다.
11개국 모여 차세대 원자로 공동 개발
원자력 시스템의 1~3세대는 기술보다는 시대를 기준으로 나누었다. 현재 사용하는 원자로는 제2세대와 3세대가 섞인 형식. 제1세대는 1950년대 도입된 초창기 원자로고 제2세대는 60년대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세계적으로운행중인 대부분의 원자로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고리, 월성 원전 등은 2세대에 속한다. 제3세대는 ‘한국표준형원전’과 같이 80년대 이후 선보인 원자로와 향후 15년 이내에 도입 가능한 원자로를 일컫는다.
지금까지 국가별로 비밀리에 개발해온 원자력 시스템 개발에 세계가 힘을 모은 가장 큰 이유는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또한 화석연료를 주로 사용하면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기술 개발은 1950년대 이후 사실상 멈춰 있어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예산이 막대하다는 것도 GIF 창설을 부추겼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신형원자로개발단 장문희 단장은 “이번 회의는 11월 체결 예정인 정부간 협정 안의 최종 마무리 작업”이라며 “채택된 6개의 개념 중 각 국가가 참여할 시스템을 결정하고 공동연구개발의 역할을 분담,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체결 예정인 GIF 협정안을 이번 회의에서 사실상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세대 원자력 시스템의 상용화 목표 연도는 2020~2030년. 공동 개발 시 기술력이 높은 나라일수록 비용은 적게 내며 우리나라는 현재 소듐냉각 고속로 시스템, 초고온가스로 시스템, 초임계수냉각로 시스템 등 세 가지 시스템의 공동개발에 참여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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