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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링거社 前회장 블랙, 정론 대신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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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링거社 前회장 블랙, 정론 대신 횡령

입력
200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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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그룹 홀링거 인터내셔널의 대주주 콘래드 블랙이 동료와 공모해 1997~2003년 7년 동안 회사 총이익에 해당하는 4억 달러 이상(약 4억8,000억 원)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홀링거 인터내셔널은 시카고 선 타임스와 예루살렘 포스트 등을 발행해 온유명 언론그룹으로 최근까지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프도 소유했었다.

지난해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이사회가 발족시킨 홀링거특별위원회는31일 이러한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뉴욕연방법원에 제출하고 “블랙과 전 사장이자 운영 담당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래들러가 거의 매일 회사 돈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빼돌렸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블랙은 그룹 회장직을, 래들러는 사장직을 박탈당했다.

미국 미디어들은 굴지의 언론사 대주주가 이와 같이 파렴치한 짓을 저지른데 대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사람은 문제의 기간에 회사 자산을 관리하면서 2억1,840만 달러를 빼돌렸다. 블랙과 부인은 챌린저 여객기 구매와 걸프스트림Ⅳ 임차비용으로 2,300만 달러를 썼으며,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등 고급 승용차를 임대하고 수리하는 데 39만 달러를 부당 지출했다.

캐나다 출신인 블랙은 지난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전기를 발간하면서 수당 명목으로 무려 8,900만 달러를 회사로부터 지급받았다. 그는 이사회에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버트 전 독일대사, 톰슨 전 일리노이 주지사, 펄 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장 등 정치적 거물을 끌어들여 수완을 발휘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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