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문화재청장으로 임명된 유홍준(55ㆍ명지대 교수ㆍ사진)씨는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로 인기를 누린 미술사학자.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후 차관급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거론되다 낙마한 후, 1년6개월 만에 문화재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입성했다.이종철 전통문화학교 총장과 경합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장점은 무엇보다 문화재에 대한 폭 넓은 식견과 개혁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스타'라는 점. 청와대는 "통일에 대비, 남북 문화재 교류전과 공동학술대회 개최 등 전향적인 정책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지난 3월 문화재청이 차관급으로 격상되면서부터 유력한 청장 후보로 거론돼온 유 교수가 이번에는 무난히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은 박물관장 공모 때와 달리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고고학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박물관장보다는 관료주의적인 행정기관을 제대로 개혁할 수 있는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내정 사실을 통보 받았다는 유 교수는 "문화유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연구자료로 제공하는데 힘쓰겠다"며 개혁적인 정책방침을 시사했다. 소설가 이문구씨는 생전에 그를 두고 '문화재급 역마살'이라고 부를 만큼 답사를 많이 다닌 유 교수의 경험이 문화재 정책을 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펴낸 '완당평전'의 경우 200여 곳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학문적인 완숙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가 하면, 공직경험이 없어서 조직 장악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은 물론 박물관까지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어 내부의 반발을 헤쳐나가는 일도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유 교수가 문화재청 신임청장에 임명됨에 따라 문화계에 미학과 인맥이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됐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 김용배 예술의전당사장, 이영욱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장 등이 모두 그의 동문들이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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