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일본 도시바로부터 디지털TV 기술 로열티를 받는다.LG전자는 31일 북미방식 디지털TV 수신기술(VSB) 원천특허를 갖고 있는 자회사인 미국 제니스사가 도시바와 특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국내 전자업체가 세계 전자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일본의 전자업체로부터 TV 기술과 관련, 로열티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도시바는 일본 및 북미 시장에서 톱5에 들어가는 TV 제조업체이다.
VSB 원천특허를 갖고 있는 제니스사를 1990년대 후반 인수하면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LG전자는 올 초부터 소니, 파나소닉 등 세계 300여개 TV 제조업체, 셋톱박스 및 방송장비 제조사 등과 라이선스 협상을 벌여왔다.
LG전자 특허센터 함수영 상무는 “이번 계약은 셋톱박스 및 방송장비 업체에 이어 TV 제조업체와 맺은 첫 계약”이라며 “앞으로 VSB 기술을 사용할 TV 업체들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등 미국식 디지털 방송을 하는 국가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TV, 셋톱박스 등에는 모두 VSB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반드시 제니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2007년부터 미국에서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되고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 디지털TV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LG전자의 로열티 수입도 상당할 전망이다. LG전자는 북미방식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하는 2010년부터 연간 1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원천기술 부족으로 미국, 일본에지불하는 로열티 비용이 많았지만, 한국이 주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디지털TV 분야 만큼은 오히려 로열티를 받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VSB 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킨 EVSB 기술을 개발, 미국 통신협회로부터 차세대 표준으로 채택됐다. 삼성전자도 개인 맞춤형 디지털 방송 핵심기술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며 2건의 특허권을 갖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VSB(잔류측파대역변조)란
Vestigial Side Band의 약자. 미국 디지털 TV 전송 표준방식으로 주파수 대역의 활용성이 높아 시청 영역을 최대화하고 아날로그 신호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선명(HD) 디지털 방송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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