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부터 시행되는 개인회생제는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제도이다.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탕감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나, 이를 위해 채무자는 무려 8년간 기초 생계비로 혹독한 생활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이용방법과 주의할 점을 살펴본다.
―신청 자격은.
"개인간의 채무를 포함해 빚이 15억원 이하인 채무자가 대상이지만 담보채무는 10억원, 무담보 채무는 5억원까지만 가능하다. 어느 하나가 이 액수를 넘으면 자격이 없다. 빚이 3억원을 넘거나 사채가 있으면 개인회생제가 유리하다. 그러나 3억원 이하이고 금융기관 채무만 있다면 개인워크아웃이 유리하다."
―고정 소득이 없으면 안되나.
"신용불량자이거나 그런 위기에 처했지만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직장인이나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자가 주된 대상이다. 무직인 주부, 대학생, 반실업자는 주변에서 지원을 받는다면 신청할 수 있으나, 법원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소득이 없거나 불확실한 채무자는 개인파산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신청비용과 법원의 창구 안내는.
"인지대 3만원과 채권자 송달료를 부담해야 한다. 채권자가 5명이면 송달료는 25회분 6만7,500원이다. 다른 공고비용은 물지 않아도 된다. 창구 안내는 전국 14개 법원에 전담자가 배치돼 담당한다. 서울은 서울중앙지법에 전담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에 안내코너가 있다."
―신청절차는.
"주소지 관할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14일 안에 구체적인 채무변제 계획안을 내야 한다. 고정 수입이 있어도 변제계획이 바로 인가되진 않는다. 현재의 재산을 처분해 갚을 수 있는 금액이 향후 회생제를 통해 갚을 금액보다 적어야 인정된다."
―재산보전처분과 신용불량 상태는 계속되나.
"그렇지 않다. 일단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채권자의 강제집행이나 가압류, 상환독촉 같은 채권추심절차가 중단된다. 이후 변제계획이 인가되면 신용불량자 등록에서도 해제된다."
―변제계획안은 어떻게 짜나.
"개인회생법 적용에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법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재산과 소득의 출처, 전세보증금처럼 우선권이 있는 채무의 변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추후 재산을 은닉한 사실이 드러나면 모든 혜택이 취소된다."
―변제계획안 인가와 이후 절차는.
"신청자의 재산과 소득을 감안해 채무조정 수준, 기간 등이 정해지면 법관은 채권자의 의견을 물어 이를 확정하고, 변제계획을 인가한다.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을 통해 법원이 직권으로 계획을 인가한다. 신청에서 인가까지 통상 4∼6개월 걸린다."
―변제기간은.
"8년을 원칙으로 하되,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3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 변제기간 동안에도 공무원이나 전문직 자격 등 각종 자격이 그대로 유지된다."
―매월 소득 중에서 얼마씩 갚아야 하나.
"채무자의 임금이나 연금 등 월 소득에서 기초 생계비와 건강보험료, 세금 등을 뺀 나머지 가용소득을 모두 채무변제에 사용해야 한다. 기초 생계비는 법정 최저생계비를 50% 할증한 금액에 물가, 피부양자 수, 연령, 거주지역 등을 감안해 산정된다. 4인 가족의 경우 최저생계비가 월 105만원이므로 기초 생계비 최소액은 157만원이 된다."
―계획안대로 돈을 모두 갚으면.
"법원의 면책 결정이 내려지고, 이후 나머지 채무는 갚지 않아도 된다. '금융전과'는 남아 대출시 불이익 가능성은 있다."
―변제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변제계획 인가가 취소되고 다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그러나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못했다면 예외로 면책 결정을 받을 수 있다."
―중간에 예상치 못한 성과급이 발생하거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소득이 늘어났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변제계획을 수정, 더 많이 갚아야 한다. 자진신고 해야 하지만 강제규정은 없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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