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공공사업을 위해 건물을 철거하면서 지급한 보상금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자체와 건물주 간에 보상금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수용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권순일 부장판사)는 31일 이모씨가 “건물 보상금에 5,000여만원의 부가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 성북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도로확장 사업에 필요한 것은 토지이지 건물이 아닌 만큼 그 건물은 철거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과세대상인 ‘부가가치가 창출된 경우’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협의가 아닌 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수용된 경우 부가가치세법상 과세대상인 ‘수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부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협의해 응할 것을 강제하는 셈이 돼 심히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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