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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재야파 vs 전문가 그룹 대결 표출 /與 노선갈등 다시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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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재야파 vs 전문가 그룹 대결 표출 /與 노선갈등 다시 수면위로

입력
2004.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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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첫 정기국회가 임박하면서, 한동안 잠복했던 열린우리당 내 노선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가보안법 개폐, 과거사 청산, 경제위기 해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기조를 둘러싼 이견이 공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최근 드러나고 있는 우리당의 노선 대립은 주로 386 운동권 및 재야 출신 위주인 이른바 '재야 민주파'와 재계 및 관료 출신 의원 중심의 '전문가 그룹'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현안에 대해 침묵하며 상황을 관망하던 보수성향의 전문가 그룹이 부쩍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데 따른 현상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창당 이후 재야파 위주의 개혁적 목소리가 당을 주도하면서 보수적 목소리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최근 경제위기가 핵심 화두로 등장하면서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현실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첨예한 전선은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를 놓고 형성돼 있다. 임종석, 이인영, 우원식 의원 등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국보법 폐지 입법 추진위'를 구성하면서 당내 폐지 움직임이 대세로 굳어가는 듯 하자 전문가 그룹 의원들은 '국보법의 안정적 개정을 추진하는 모임'을 결성해 맞서고 있다.

김진표 안병엽 이계안 정덕구 홍재형 정의용 의원 등이 폐지 반대세력의 주축이다. 정덕구 의원은 "국보법은 존재 자체로 국민과 경제 주체들에게 상당한 안정감을 주고 있으며 시장은 국보법 폐지를 두려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폐지론자들은 "보수 층 정서를 생각하고, 경제가 어렵다고 폐지를 하지말자는 것은 자가당착적 변명"이라며 폐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양측간 갈등이 조정돼 폐지 또는 개정의 단일 당론을 채택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과거사 청산을 두고도 '경제가 우선이냐, 역사 바로 세우기가 우선이냐'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혁규 의원 등은 "당이 우선 순위를 잘못 두고 있다"며 "민생경제 회복이 급선무"라고 강조하지만, 재야 민주파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궁극적으로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반박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을 두고서도 전문가 그룹과 재야파가 각각 "제한 완화"와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교직원 임면권을 학교장에게 이관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사학의 족벌화 방지와 비리척결을 위해 필요하다"(최재성 의원)는 진보적 입장과 "임면권을 빼앗으면 누가 사학재단을 운영하려 하겠나"(안영근 의원)는 현실론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초선 의원은 "이념적 대립으로 보고 싶지 않다"며 "간극이 큰 견해가 양립하고 있는 만큼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 나가는 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 같은 갈등구조가 당 역학구도와 리더십 등을 감안할 때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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