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잊으라는 듯, 어설픈 ‘판타지’를 꾸역꾸역 쏟아내는 TV에서 ‘날 것의 세상’을 담아낸 수작 다큐멘터리를 종일 만나는 일은 낯설고도 반갑다.그것도 1주일 내내. ‘변혁의 아시아’를 주제로 한 제1회 ‘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이 30일 드디어 막을 올린다. 오프라인 시사회와 더불어 지상파 TV에서도 무려 하루 17시간씩 다큐멘터리만 방송하는 것은 국내ㆍ외를 통틀어 유례가 없는 ‘문화 실험’이다.
130여편의 작품이 11개 섹션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경쟁부문인 ‘페스티벌초이스’에는 2002년 발리 나이트클럽 폭발사건을 조명한 올해 뉴욕인권영화제 베스트 다큐 수상작 ‘천국의 희망 발리’(제인 월터스), 평양 시민과 거리표정을 담은 ‘평양에서의 8일’(박성미, 최승호) 등 12편을 골랐다.매일 오후 6시30분~8시30분 방영.
오후 8시30분~10시 황금시간대는 ‘다큐 거장을 만나다’로 꾸민다. 베르너 헤어조그의 최신작 ‘시간의 수레바퀴’, 크리스틴 초이의 대표작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 미라 네어의 ‘인도의 폭소클럽’ 등을 만날수 있다.
D.A. 페니베이커의 ‘뒤돌아 보지마라’, 니콜라 필리베르의 ‘마지막 수업’ 등 다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작들을 모은 ‘명예의 전당’ 섹션은매일 낮 12시를 전후해 편성했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중국인 가족을밀착 취재한 ‘차이나21’(루비 양, 램버트 얌) 등 ‘변혁의 아시아’란 주제를 밀도 있고 폭넓게 보여주는 ‘오늘의 아시아’ 섹션(오전 10시40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 도곡동 EBS 사옥 1층의 소극장 ‘EBS스페이스 공감’에서는 매일 시사회와 초청감독과의 대화가 마련된다. 30일 개막식에 앞서 오후 2~4시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여는 국제세미나를 비롯, 한국 다큐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포럼도 이어진다.
딸림행사도 풍성하다. EBS 1층 특설전시장에서는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존카플란 등 다큐 사진작가 6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행사기간 내내계속된다. EBS 상설공연 ‘공감’도 이번 주는 각국의 전통음악을 선사하는 ‘아시아 음악축제’로 꾸민다. ‘공감’ 게시판을 통해 미리 신청하는 음악축제를 제외하고 모두 시작 30분전부터 선착순 입장. (02)526-2122~7, www.ebsdoc.co.kr
/이희정기자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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