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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비행機 추락 교수2명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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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비행機 추락 교수2명 참변

입력
200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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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대 교수 2명이 새로 개발한 경비행기를 시험운행하다 경비행기가 추락, 2명 모두 숨졌다.27일 낮 12시35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장항IC부근 도로에서 100여m 떨어진 한강둔치 숲속에 항공대 항공운항학과 은희봉(52) 교수와 항공우주공학과 황명신(47) 교수가 타고 있던 경비행기가 추락했다.

경찰은 '경비행기가 떨어졌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1시간30여분 동안 장항IC주변을 수색하다 오후 2시께 비행기 잔해와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낮 12시20분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4인승 소형비행기(보라호)의 성능시험을 위해 항공대 활주로를 이륙했으나 15분뒤 관제소와의 무선교신이 끊겼다.

항국항공우주연구원측은 "이륙 직후 교신내용도 이상이 없었고 기상도 좋았는데 이륙 15분 뒤인 낮 12시35분께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보라호(전장 8.3m, 전폭 10.8m, 무게 816㎏)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48억원을 들여 1999년 12월 공군사관학교와 항공대 등 산학연 협력으로 개발을 시작, 지난 6월19일 처녀비행에 성공한 4인승 소형비행기로 다음 달 2일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보라호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은 교수와 황 교수는 국내비행허가증 소유자로 보라호가 처녀비행에 성공한 뒤 성능시험을 위해 대여섯 차례 시험비행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정확한 추락원인을 조사중이며 숨진 교수들은 일산병원에 안치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 은희봉·황명신 교수/ 민간機 시험비행 선구자

은희봉, 황명신교수는 민간항공기의 시험비행을 주도해 온 이 분야의 선구자이자 독보적인 전문가들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은 교수는 항공대를 나와 아시아나항공에서 보잉747 기장까지 하다 항공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교수를 자청했다. 황 교수는 프랑스에서 항공기설계와 공기역학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항공기계 학자.

이들은 1993년부터 민간 경비행기 개발에 줄곧 함께 참여했다. 97년부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인연을 맺고 8인승 쌍발복합기와 4인승 반디호의 시험비행을 이끌었다. 사고가 난 보라호는 이들이 개발한 세번째 경비행기 였다.

성능시험비행은 새로 개발한 비행기의 하강, 상승, 선회 등을 시험하는 비행으로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분야. 그러나 두 교수는 지금까지 새로 개발된 경비행기의 성능시험비행까지 도맡아 왔다. 황 교수의 제자 문모씨는 "비행기 성능을 분석하고 시험비행을 준비할 때는 제자들과 함께 밤을 지새곤 했다"며 "경비행기 분야의 큰 별을 잃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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