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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004/태권도 金 천쉬친·추무옌,"나는 대민인…" 눈물의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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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004/태권도 金 천쉬친·추무옌,"나는 대민인…" 눈물의 시상식

입력
200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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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시상식이 열린 팔리로스포츠센터. 여자 태권도 49㎏급과 남자 58㎏급 결승에서 20분 간격으로 대만에 올림픽 출전 사상 첫번째와 두번째 메달을 선사하고 시상대에 올라선 천쉬친(陳詩欣·26)과 추무옌(朱木炎·22)은 금메달의 벅찬 감격보다 나라 잃은 설움에 직면해야 했다.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강경한 외교정책 때문에 국제 대회에서 고유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대만의 국기 대신 대만올림픽위원회 깃발이 게양되고 국가 대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국기가(Song of national flag)가 연주되자 두 선수는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충혈된 눈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추무옌은 중국인 통역이 잘못 전달하는 것을 경계해 기자들에게 직접 영어로 "나는 대만인입니다.(I am from Taiwan)"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국명도 타이완이 아닌 차이니즈 타이페이(중국 대만·Chinese Taipei)로 표기해야 한다.

두 영웅의 승전보는 밤늦게 TV앞에 모여들었던 대만 국민을 흥분과 감격에 잠 못들게 했다. 대만의 주요 일간지들의 1면 톱기사는 모두 이들의 금메달 소식으로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특히 비행소녀의 어두운 과거를 갖고 있는 천쉬친의 재기스토리는 대만국민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연마, 사상 최연소인 14세에 월드 챔피언을 따냈던 천쉬친은 성공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17세 때 가출한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3년간 방황의 터널에 갇혀 있던 천쉬친은 우연히 TV에서 불효자의 얘기를 보고 아버지의 생일날에 맞춰 귀가, 새 삶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금메달을 따낸 천쉬친은 한국의 미들급 간판스타로 활약하다 대만으로 건너간 이동완 코치의 조련을 통해 월드스타로 급성장했다.

/아테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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