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와 환경단체가 반발해온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터널공사의 타당성을 따지기 위한 민관 공동의 환경조사가 실시된다.녹색연합 불교환경연대 등으로 구성된 '도롱뇽소송 시민행동' 대표들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곽결호 환경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터널굴착 공사가 천성산 일원의 고산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 검토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58일째 단식투쟁을 해온 지율 스님도 이날 단식을 풀었다.
양측은 이날 간담회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업자(한국고속철도공단)가 제시한 정밀조사결과(2003년 대한지질공학회 조사)에 대해 도롱뇽소송 시민행동 대표단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에 따라 천성산 일원의 고산습지 상황과 터널공사가 고산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민관이 공동으로 추천하는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치도록 한다"는 내용의 협의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검토결과는 당초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환경영향 재평가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지질공학회 조사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터널공사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검토에서는 무제치늪과 대성큰늪, 안적늪 등 터널 구간 상부에 위치한 습지가 터널공사와 어떤 연관이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한지질공학회는 이들 습지가 지하수가 아닌 천연강우로 형성된 습지이기 때문에 공사로 인해 훼손될 우려가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산림지역 습지의 경우 통상 지표수보다는 지하수에 의해 형성된다"며 "공사를 강행할 경우 지하수맥이 파괴돼 생태보존가치가 큰 이 지역 습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가급적 9월 중 검토작업이 착수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도롱뇽소송 사건의 항고심 재판부인 부산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김종대 부장판사)도 1∼2개월 안에 전문가 감정을 거쳐 가능한 한 연말까지는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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