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 시스타니(76)가 미군과 시아파 무장세력간 무력 충돌로 악화일로에 있는 나자프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영국에서 심장병 수술을 마치고 25일 귀국한 시스타니는 다음날 평화안을마련한 뒤 시아파 신도들에게 성도 나자프로 평화행진을 벌일 것을 촉구하면서 자신도 나자프에 도착, 무장세력과 협상을 시작했다.
BBC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평화안은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시아파 무장세력이 저항중인 나자프와 쿠파를 무기없는 도시로 만들고 ▲나자프에서 모든 외국군이 철수하는 대신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며 ▲이라크 임시정부가 나자프 전투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성지인 이맘 알리 사원을 근거지로 나자프 구도심에서 저항해온 무장세력에 대한 사면 조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타니는 나자프로 출발하기 앞서 “나자프에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나자프를 떠나지않을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밝히면서 신도들에게 나자프로의 평화행진을 촉구했다. 이 촉구가 나오자 사드르 시티 등 이라크 각지의신도들 수만명이 나자프로 떠났고, 쿠파에서는 알 사드르의 초상화를 든 신도들이 미군 철수 구호를 외치면서 이 행렬에 참여했다. 최근 미군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알 사드르는 자신의 무장대원들에게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스타니의 평화안을 무시할 수 없을것으로 보여 이번에 무력 충돌이 종식될 가능성이 높다.
외신들은 지금까지 무력충돌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시스타니가 왜 직접 평화협상에 나섰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그의 영향력 확대를 점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스타니가 나자프로 향하던 도중에 시아파 무장세력이 저항의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쿠파의 한 사원에 포탄이 떨어져 최소 25명이 죽고, 60여명이 다쳐 이번 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미군은 이날 새벽 전투기와 중화기를 동원, 나흘째 공습과 폭격을 계속하는 등 나자프에서 치열한 전투를 전개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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