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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신비 '스피카'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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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신비 '스피카'로 푼다

입력
200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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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원이 인간의 존재에 대한 작은 힌트라도 주기 때문일까. 생명과우주의 본질을 찾기 위한 노력은 코페르니쿠스부터 스티븐 호킹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은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입해 우주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20세기 우주 망원경의 주인공이 미국의 허블 우주망원경이라면 21세기의 화두는 반사경 지름이 3.5m를 넘는 차세대 적외선 우주망원경이다. 유럽의 HSO, 미국의 JWST에 이어 세계 3대 적외선 망원경으로 부상하는 일본의‘스피카(SPICA)’에는 우리나라도 참여를 결정, 눈길을 끈다.

우주 기원 밝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두툼한 대기권의 영향으로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것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의 일부, 그리고 전파 영역 정도다. 그 밖의 영역은 오직 지구 밖에서만 보이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수십 개의 우주 망원경을 쏘아 올렸다.

활동하는 은하 핵에서 방출하는 에너지를 통해 은하 속의 블랙홀을 연구하는 데는 ‘감마선-X선 우주망원경’이, 외부 은하, 초신성 폭발 잔해 등 별의 탄생 지역에 대한 연구에는 ‘자외선 망원경’이 사용된다. 반면 ISO, 스핏처 등 적외선 우주 망원경의 주 목적은 우주 탄생 직후의 모습을 연구해 우주의 기원을 밝혀내는 것.

멀리 있는 별들이 대부분 적외선 파장대에서 관측되는 이유는 멀어지는 물체가 만들어내는 파장의 주파수가 점점 낮아진다는 ‘도플러 법칙’ 때문이다. 아울러 적외선은 우주 공간에 떠있는 먼지의 영향을 적게 받아 먼 거리를 지나도 손실이 적다.

지상에서는 적외선 대부분이 대기에 흡수돼 적외선 관측이 어렵다. 또한 고감도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망원경 전체를 섭씨 영하 200도 이하로 냉각해야 하는데 이 경우 망원경 표면에 이슬이 끼는 ‘결로 현상’이 생기는 것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차세대 적외선 우주 망원경, 스피카

수명을 다해가는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망원경으로는 유럽우주기관(ESA)의 HSO,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JWST,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ㆍ우주항공연구본부(ISAS)의 SPICA가 꼽힌다. 차세대 우주망원경은 그 동안 1m를 채 넘기지 못하던 반사경 지름을 3.5m 이상으로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세 개의 우주망원경은 모두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역학적으로 안정되는 다섯 개의 ‘라그랑주 지점’중 하나인 L2에 위치한다. 태양과 지구의 연장선을 따라 지구에서 태양 반대쪽으로 150만㎞에 있는 이 지점은 정밀 조정이 편할 뿐 아니라 열복사가 차단돼 망원경을 효과적으로 냉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지난달 30일 ISAS와 인력교류 및 국제공동연구를 위한 상호협약서를 체결한 SPICA는 2012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다.

SPICA의 가장 큰 장점은 망원경 전체를 4.5K(섭씨 영하 268.5도)까지 냉각해 망원경 온도가 80K인 HSO, 45K인 JWST보다 감도가 훨씬 높은 관측을 할수 있다는 것. 구경 3.5m의 이 우주 망원경은 JWST(0.8~28㎛)와 HSO(60~670㎛)의 중간 정도인 5~200㎛대를 관측하게 된다.

한국천문연 우주천문연구그룹 박수종 박사는 “개발 초기 단계인 SPICA 프로젝트에서 한국은 핵심 관측기기 중 하나를 제작할 예정”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으로 양분돼 있는 우주개발에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친 아시아권이 또 다른 세력으로 자리잡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천문연구그룹 박수종 선임연구원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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