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왔습니까?”전 세계 기자들이 모인 아테네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 2층 공동구역에서 서방 기자들로부터 종종 듣는 질문이다. 중국이 미국과 종합 순위 1,2위를 다투며 화제를 모으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왠지 마음은 편치않다.
유도와 레슬링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아노 리오시아 경기장은 조금 다르다.그리스인 자원봉사자들이나 직원들은 “야사스((Hello의 그리스어)”나 “Hi” 대신에 “오하이요”하고 인사를 건네온다.
처음에는 “I am Korean”이라고 대꾸했지만 반복되다 보니 번거로워 그냥웃어넘긴다. 일본 관광객이 연일 관중석을 메우고, 일장기가 10차례(유도8회, 여자레슬링 2회)나 게양대에 올랐으니 그럴 만도 하다.
중국 및 일본 선수단관계자나 기자들의 표정도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중국 관계자들은 자국팀의 선전에 대해 2001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이후 정부와 국민이 스포츠 진흥을 위해 힘을 기울여온 덕분이라며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 중국기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대비, 아테네에서는 경험이나 쌓으라며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는데도 의외로 성과가 좋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일본은 왜 갑자기 잘하느냐”고 묻으면 일본 기자들은 처음에는 겸양을 보이다가 “일본NOC가 2001년부터 10년 장기계획으로 세운 ‘일본 중흥 프로젝트’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선수단은 아테네로 떠나오기 전 “지난 4년간 열심히 준비했다. 금메달 13개 이상을 따내 세계 10대 스포츠강국에 재진입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목표 달성은 난망해 보인다. 성적 부진에 가슴 졸이는 관계자들의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다.
동북아 3국 가운데 중국은 비상하고, 일본은 다시 약진을 하는 데 우리만 작아지는 느낌이다. 3국의 최근 경제상황을 스포츠에 오버랩시켜 놓은 것같아 더욱 씁쓸하다. 포츠만큼은 ‘작지만 강한 나라’라고 자부했는데…. 지금부터라도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아테네=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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