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연구분야를 총괄하는 미국과학재단(NSF) ‘사이버-인프라스트럭처’ 분야 총책임자에 한국인 과학자가 임명돼 화제다.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 유변학총회’와 ‘그리드 포럼 코리아’ 참석차 한국을 찾은 미국 퍼듀대 화학공학ㆍ기계과 김상태(46) 교수는 “6월부터 2년 임기의 총책임자 역할을 맡아 일하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사이버-인프라스트럭처’는 IT를 기반으로 한 모든 관련 산업을 정보화하는 프로젝트. 김 교수가 책임을 맡아 집행하는 1억2,000만달러의 예산은미국 슈퍼컴센터 운영과 IT 관련 국제 공동연구과제 등에 사용된다.
그 동안 한국인 과학자가 미국 내 과학기관에서 특정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일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형 국책 연구과제의 총 책임을 맡은 것은 거의 전례가 없던 일이다.
김 교수는 7살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건너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 화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으며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이후 위스콘신대 화공학과장을 거쳐 ‘워너램버트 파크데이비스 제약 연구소’에서 6년간 부사장으로 일한 데 이어 2002년 세계적 제약회사인 ‘일라이 릴리’의 신약 연구개발과 관련된 정보기술(IT) 분야 총책임자로 영입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김 교수는 “한국의 IT 기반이 탄탄하고 수준도 매우 높은 만큼 양국 연구진이 협력해 좋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한국과학재단과의 협조를 받아 한ㆍ미 연구진이 특정 과제에 대해 공동 연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체역학과 유변학을 전공했지만 제약회사의 IT분야 책임을 맡은 경력을 인정 받아 이 분야 총책임자 자리를 맡게 된 것 같다”며 “미국 내 IT분야 연구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중요한 직책인 만큼 자부심과 함께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려대 화학공학과 김종엽 교수는 “‘사이버-인프라스트럭처’는 미국이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로 김 교수는 미국 내 IT분야 최고책임자나 다름없다”면서 “40대 중반의 한국인이 대형 국책과제를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이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기자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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