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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불황은 오히려 도약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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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불황은 오히려 도약의 기회"

입력
200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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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원래 이럴 때 불리는 거야.”내수 침체와 고유가로 불황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은불황기를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회장 정몽구)과 롯데그룹(회장 신격호), 한국야쿠르트(대표 김순무) 등은 요즘 신규사업 진출과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 한창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영토 확장은 철강에서 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은 지난달 31일 한보철강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용 강판재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는 한편 포스코와 함께 국내 철강업계에서 양강 구도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일관제철소 건립이 숙원인 정몽구 회장은 최근 세계 4위의 철강 메이커인 일본 JFE스틸의 수도 후미오 사장과 회동, 이목을 끌었다.

다른 계열사인 현대캐피탈도 2일 세계 최대 소비자금융사인 GE소비자금융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모두 1조원 가량의 외자를 유치키로 한 데 이어 카드 부문에 대해서도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또 자동차 플랜트 시공 전문회사였던 엠코가 10월 인천 부평 삼산지구 내에 1만2,000여평에716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하는 등 현대차그룹은 주택ㆍ건설사업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7일에는 기아차 ‘스포티지’가 출시됐고 31일에는 현대차의 야심작인 뉴EF쏘나타 후속 ‘쏘나타’도 선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사업 다각화는 자동차 부문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는 구별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몸집 불리기도 눈에 띈다. 지난해 1월 LG화학과 공동으로 현대석유화학을 분할 인수한 롯데 계열사 호남석유화학은 지난달 KP케미칼까지인수했다. 이에 따라 호남석화의 매출 규모는 3조6,000억원에 달해 석유화학 업계 2위에 올랐고 롯데그룹 내에서도 백화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기업이 됐다.

롯데는 또 최근 부산지역 주류 업체인 대선주조를 관계법에 따라 계열사로정식 편입 시킨 데 이어 영화사업에도 본격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12개인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2006년까지 45개로 늘리고 투자ㆍ배급까지 아우르는 종합영화사업체를 육성하겠다는 것. 이미 러시아에 호텔을 짓고 있는 롯데호텔과 할인점 롯데마트도 중국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사업 다각화와 신제품 출시로 불황과 정면 승부를 걸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6월 저온살균우유로 우유 시장의 돌풍을 일으킨 파스퇴르유업을 전격 인수, 종합 유제품 회사로 한 단계 더 발돋움했다.

야쿠르트는 또 내달 알코올성 간 질환을 예방하고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발효유 신제품을 출시한다. 야쿠르트가 4년만에 내놓는 신제품으로 위 건강 발효유 ‘윌’에 이은 또 하나의 히트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는 수익성이 좋은 기업들도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시기라 현금이 풍부한 기업의 경우 손쉽게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 보다는 핵심 역량을 지키면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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