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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004/그린의 입보다 게이틀린 발이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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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004/그린의 입보다 게이틀린 발이 빨랐다

입력
200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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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은 아니었다. 포웰도, 크로퍼드도.’‘9초85.’ 전광판이 멎자 아테네올림픽스타디움 관중의 숨도 멎었다. 눈으론 식별하기 힘든 차이. 3번 레인의 저스틴 게이틀린(22ㆍ미국)이 손을 번쩍 쳐들자 그제서야 관중은 환호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새롭게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3일 새벽(한국시각) 아테네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게이틀린은 올 시즌 최고기록(9초85)으로 금메달을 목에걸었다.

게이틀린에게 승리를 안긴 건 초정밀 사진판독기였다. 판독기는 우르르 결승선을 끊은 선수들을 몇 cm 차이로 순위를 가려주었다. ‘100분의 1초’차로 프랜시스 오비켈루(포르투갈ㆍ9초86)가 은메달, 반 발짝 뒤쳐진 모리스 그린(9초87)이 동메달.

세기의 대결로 기대를 모았던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린과 올 시즌최고기록(9초86) 보유자 숀 크로퍼드(4위ㆍ9초89ㆍ이상 미국), ‘자메이카돌풍’ 아사파 포웰(5위ㆍ9초94) 등은 게이틀린의 질주를 따라잡지 못했다. 오비켈루는 지난달 9초97초로 그린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이래 또다시 그린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단거리 강국’ 미국에서 게이틀린은 그린과 크로퍼드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뉴욕 출신으로 키 185㎝, 몸무게 83㎏의 체격에 순발력을 지닌 유망주. 한동안 기대를 모았으나 2001년 금지약물 반응으로 1년 출전정지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엔 왼쪽 허벅지 부상이 그의 질주를 방해했다. 그는 이날 준결승을 6위(10초09)로 간신히 통과했지만 “챔피언이 되겠다”는 자신의 숙원을 버리지 않았다.

아테네=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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