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으로 시작한 아테네올림픽 테니스가 깜짝 이벤트를 연출하면서 막을 내렸다. 대회 초반 스타 선수들이 줄줄이 체면을 구긴 가운데 변방국인 칠레와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돌풍의 중심에 니콜라스 마수(25ㆍ칠레)가 있다. 마수는 전날 테니스 남자복식에서 우승, 조국 칠레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한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3일 새벽(한국시각)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전날 3번의 매치포인트까지 몰리는 위기 속에서도 3시간 반에 걸친 접전을기적적인 대역전 드라마로 이끌어내느라 만신창이가 된 마수였다. 그러나마수는 결승에서 마디 피쉬(미국ㆍ랭킹 22위)와 4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3-2(6-3, 3-6, 2-6, 6-3, 6-4)의 재역전승을 거둬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3승 경력이 고작인 마수(10번 시드ㆍ랭킹14위)가 1회전에서 전 세계랭킹 1위이자 브라질의 테니스 영웅 구스타보 쿠에르텐을 따돌린 것은 이변의 서막이었다.
여세를 몰아 마수는 8강전에서도 3번 시드의 카를로스 모야(스페인ㆍ랭킹7위)를 2-0으로 일축하는 기염을 토했다. 톱 랭커들이 이변의 희생양으로대거 탈락한 것도 마수의 스타 탄생을 도왔다.
세계 최강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2회전에서 무너진 것을 비롯해 ‘넘버 2’ 앤디 로딕(미국)과 4, 5번 시드의 팀 헨만(영국)과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 등 1∼9번의 시드권자들이 모두 8강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여자 복식에서도 중국이 올림픽 사상 첫 테니스 금메달을 따내는 뜻밖의 쾌거를 이뤘다.
중국의 리팅-순티앤티앤(10번시드)조는 이날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 콘치타 마르티네스-비르기나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조를 2-0(6-3 6-3)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아테네 올림픽테니스센터에 ‘오성기’를 휘날리게 했다.올 시즌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던 이들은 1회전에서 미국의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챈다 루빈조를 꺾으면서 이변을 예고했었다.
아테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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