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는 재현되지 않았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의 벽에 막혀 주저앉았다.한국은 22일 오전(한국시각)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후반 중반 이후 대반격을 펼쳤으나 수비 불안으로 내준 3골 차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3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런던올림픽(48년) 이후 56년 만의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팬들은 동점드라마를 연출했던 말리전의 재연을 기대했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수비라인이 어이없이 흔들리면서 먼저 내준 3골이 너무나 뼈아픈 한 판이었다.
조재진-최성국을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전반 4분 김두현의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었으나 볼은 왼쪽 골 포스트 바깥쪽을 때리며 골라인으로 흘렀다. 전반 19분 왼쪽 측면이 순식간에 뚫리면서 선제골을 내줬다.페널티지역 외곽에서 힐패스를 받은 파라과이 공격수 프레디 바레이로는 유상철을 제치고 골지역 오른쪽 사각으로 파고든 뒤 대포알 슛을 날렸고 볼은 김영광 머리위를 스치며 네트를 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최성국의 일대일 찬스와 이천수의 프리킥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오히려 후반 16분 와일드 카드 호세 카르도소, 26분 바레이로에게 수비가 뚫렸고 순식간에 3골 차로 뒤졌다.
한국은 3분 뒤 이천수의 중거리슛으로 추격의 물꼬를 튼 뒤 이어 5분 뒤 상대 수비수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넣어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말리전의 드라마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남은 11분간 동점포는 터지지 않았고, ‘제2의 탐보우라’도 나타나지 않았다.
김호곤 감독은 “세계의 벽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임을 느꼈다”면서 “선수들의 국제경기 경험이나 개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 구성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박지성이 합류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KBS해설위원은 “파라과이 선수들의 가량이 좋았다. 아무래도 수준의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는 호주를 1-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이로써 25일 이라크-파라과이, 아르헨티나-이탈리아가 아테네올림픽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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