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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착시, 경제현실 왜곡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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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착시, 경제현실 왜곡 심각

입력
2004.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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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이나 부가가치 창출 등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정보통신(IT) 부문이 비대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무역구조가 왜곡되고, 거시 통계지표와 체감지표와의 괴리가 확대되는 등 ‘IT 착시(錯視)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22일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에서 IT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부가 발표하는 수출, 고용, 경제성장률과 체감 지표와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

IMF는 최근 내놓은 ‘한국의 무역흐름 변화’ 보고서에서 수출에서 전기ㆍ전자부문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1974~1987년 중 3.07이었던 한국 수출의대외소비 탄력성이 1998~2001년에는 1.0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수출의 대외소비 탄력성’이란 수입국 소득 1단위 증가에 따른 수출 증가액을 말하는 것으로, 탄력성 하락은 세계 경제회복 회복이 한국의 수출증대로 이어지는 효과가 그만큼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IMF는 한국의 수출 탄력성이 급감한 것은 탄력성이 0.51에 불과한 IT부문의 비중이 88년 24%에서 2001년 35%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비(非) IT 부문의 탄력성은 여전히 2.5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IMF 또 “한국 IT제품은 88년부터 2001년까지 수출량은 6.5배 늘었으나 수출 단가는 75%나 감소, 총 수출액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한국 수출구조의 변화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2ㆍ4분기 공식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5%이지만‘IT 착시’를 감안하면 체감 성장률은 3.4%에 그친다고 밝혔다. 연구소에따르면 2분기 IT산업 성장률은 28.1%로 비 IT산업(2.6%)의 10배를 넘었다.

그러나 이 연구소 황인성 박사는 “IT산업의 취업자 비중 3.3%를 가중치로부여해 체감 성장률을 다시 계산하면 IT산업 성장률은 0.9%(성장률 28.1%×0.033)에 불과하며, 체감성장률도 3.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표성장률과 체감성장률 사이에 무려 2.1% 포인트의 격차가 나는 셈이다. 게다가 이같은 격차는 지난해 2분기의 격차 0.4%포인트(지표 2.2%, 체감1.8%)의 5배, 지난해 전체의 격차 1.0% 포인트(지표 3.1%, 체감 2.1%)의 두 배에 달해 IT와 비 IT부문의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박사는 “IT와 비 IT간, 수출과 내수기업간 경기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기존 지표만으로 경제실상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수립 때 실제 현장과 경제구조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지표를 재해석해 경기판단의 오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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