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개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19, 20일 서울에서 열린 11차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FOTA) 회의 등 최근 일련의 한미 접촉에서 주한미군 재편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와 재편 이후 모습이 급격히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현재 미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체계화한 육군―군단―사단―여단 개념을 토대로 세계 120개국에 병력을 주둔 중이지만 앞으로 어느 지역에도 신속 투입이 가능하고 동시다발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이른바 '모듈형 군대'로 개편된다. 이 과정에서 강력하고 고정된 대규모 군 조직(사단)은 작고 독립적으로 설계된 여단 편제로 변화하게 된다.
이에 따른 핵심개념이 미래형 전투여단인 UA(Unit of Action)와 현재 군단급이 수행했던 지휘·통제 기능을 흡수하는 미래형 사단 UEx(Unit of Employment-x). UA(병력 4,000명)는 보병, 기계화 부대, 스트라이커 부대 등의 '표준여단'에 정찰용 무인항공기와 항공부대, 화력지원부대 등 다양한 예하조직을 갖춰 독립작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UEx는 전투·교전 수행 주체인 UA를 현재와 달리 예하에 두지는 않지만 유사시 다양한 UA를 '패키지'로 운용하게 된다. UEy(Unit of Employment-y)는 UEx를 지원하는 군단급 지원부대로 이해되지만 완전히 개념정리가 되지 않았다.
주한미군의 개편도 이 연장선에서 이뤄진다. 전차대대 등으로 구성돼 있는 1여단은 현재 1,900명 수준인 병력이 4,000명 정도로 보강된 기갑 UA로, 300명인 2사단 사령부는 1,200여명 수준의 UEx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1여단(기갑 UA)은 2사단 사령부(UEx) 예하가 아닌 미8군 소속이 되는데 유사시엔 UEx의 지휘통제를 받을 수 있다.
2사단의 행정 및 지원을 맡고 있는 미 8군이 UEy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주한미군은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주한미군사령부는 당분간 지역전투사령부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편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향후 한반도에는 1개 UA와 UEx가 주둔하되 스트라이커 부대와 UA가 순환 배치될 가능성이 있으며, 유사시엔 하와이와 일본 등에서 UA 5개 이상을 지원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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