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듀엣전 ‘남극’의 두 주인공인 설치작가 김소라(39)ㆍ김홍석(40)씨에게 지구상 어느 국가ㆍ개인에게 소유되지 않은 유일한 곳, 남극대륙은 동경의 땅이었다.“가본 적은 없지만, 남극 근처 ‘엘리펀트섬’을 좋아해요.”(김소라) “남극에서 작업하고싶은 생각이 있었어요.”(김홍석)둘은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에 공동작품을 출품하는 등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작가. 서울대 미대 조소과 1년 선후배인 이들은 2000년 로댕갤러리의 ‘나의 집은 너의 집, 너의 집은 나의 집’전에 공동작업을 내놓으며 ‘따로 혹은 같이’ 작업을 하고 있다.
김소라의 ‘화산’과 ‘도서관’은 관람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들이다. 빙하처럼 새하얀 화산의 꼭대기에서는 팝콘 기계가 팝콘을 만들어 관객에 선사하고, 둥근 기둥모양의 책장에는 버려진 책 700여권을 꽂아 도서관을 꾸몄다.
팝콘은 사전준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에서 가장 먹고 싶다고 꼽은 간식거리이고, 도서관을 꾸민 책들은‘버리고 싶은 책들을 보내달라’는 광고를 내서 모았다. 동료작가 사사, 박미나, 정수진에게서 제공받은 해묵은 아이디어를 활용한 ‘라운지’는 김소라 특유의 아이디어 재활용 프로젝트 작품이다.
김홍석은 시인 김수영과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한국어로 혹은 영어로 번역에 번역을 거듭해 새롭게 태어난 텍스트나 조엘ㆍ에단 코엔 형제감독의영화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에서 발췌한 자막을 벽에 옮겨 적는 등 번역문제에 집착하고 있다.
‘G5’는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영국의 국가를 우리말로 번역해 부르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작품. 그는“유학 등으로 외국생활을 하면서 언어에 대해 혼란을 많이 느꼈다. 말이 통한다고 해도 단지 정보전달에 그칠 뿐이었다”며 진정한 의사소통의 문제를 제기했다. 전시는 10월10일까지.(02)733-8945
/문향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