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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역공 박근혜 대표/한나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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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역공 박근혜 대표/한나라 "잘했어"

입력
200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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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선 과거사 규명에 대한 박근혜 대표의 대응에 대해 "괜찮았다"는 평가가 많다.무엇보다 과거사 규명 범위를 친북 용공을 포함한 현대사 전반으로 확대함으로써 박 대표와 당이 친일 및 유신 규명공세의 표적이 되는 부담을 일부 덜었다고 자평한다. "한나라당은 역사 규명을 결코 두려워 하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도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두 가지의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박 대표로선 역공을 통해 신기남 의장을 낙마시킨 칼날이 곧바로 자신을 향하지 못하도록 일단 시간을 벌었고, "과거를 털고 가야 한다"는 당내 비주류의 압박도 잠수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내에는 '친북 용공'을 들고 나선 것은 "고문 조작의 가해자는 조사할 자격이 없다"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의 주장처럼 구 여권의 어두운 과거를 들추고 색깔론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는 비판이 엄존한다. 그래서 "민생과 경제를 명분으로 끝까지 과거사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게 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한나라당은 당장 반격엔 성공했으나, 과거사 올인 정국이 결국엔 득이 될 게 없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과거사 전반에 대한 조사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민생 챙기기에 나서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 대표가 과거사 정면 대응을 천명한 바로 다음날인 20일 민생 현장탐방을 시작하고, 새삼스레 당 차원에서 고유가와 실업, 부동산 문제 등을 챙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과거사 특위 구성방식 등을 둘러싼 여야 대결이 격화하면 할수록 과거사 들추기에 대한 여론의 혐오감이 팽배하면서 민생으로 돌아가자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비주류 의원들은 "정면돌파가 불가피했다"며 박 대표의 역공에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준다. 홍준표 의원은 "정부·여당을 같이 물고 들어가야지, 미적거려서 과거가 의심스러운 세력으로 매도될 이유가 없다"며 "손익계산을 따질 필요도 없이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재오 의원은 "의총을 통해 당론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박 대표 개인의 생각일 뿐이기에 잘했다 못했다 따질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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