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문단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거릿 드래블(65)이 조선 정조의 생모이자사도세자의 빈(嬪)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모티프로 쓴 장편소설 ‘레드 퀸’을 발표했다.저자는 대산문화재단이 지난 2000년 주최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해 받은 한중록 영문판을 읽고 이 소설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펭귄출판그룹 계열의 바이킹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유령으로 구천을 떠도는 혜경궁 홍씨가 화자로 등장, 자신의 유년과 궁중생활, 처절했던 당파싸움과 부군의 비극적 죽음 등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2부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던 옥스퍼드 출신 바버라할리웰 박사가 등장한다.
그는 익명의 인물로부터 ‘한중록’을 받은 뒤책 속의 비극적 사건이 자신이 경험한 가정사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울에 도착해 사도세자의 무덤 등 한중록 속의 장소를 탐색한다.
그의 서울여행은 자신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길이면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간의 소통의 여정이다.
책에는 한국 역사와 문화재, 문화 등도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내달 2일 발간되는 계간 ‘대산문화’ 가을호에 ‘레드 퀸’의 서평을 기고한 서울대 김성곤(영문) 교수는 “작가는 소설에서 조선 왕조와 현대 한국사회의 모습을 세련된 내러티브 기법과 고도의 문학적 장치를 이용해 탁월하게 담아냈다”고 분석했다.
/최윤필기자walde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