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삼아 시작한 경마에 빠져 애써 모은 15억원의 전재산을 날리고 빚까지 진 제자신이 부끄럽습니다 ."19일 마사회 직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20일 경기 과천경찰서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정모(46·서울시 노원구)씨.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정씨가 경마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2001년 중순께 였다. 친구를 따라 경마장을 찾은 정씨는 처음에는 재미 삼아 1,000원 단위로 배팅을 했다. 그러나 2개월 뒤 10만원을 배팅, 2,800만원의 배당금을 따는 '대박'을 터뜨린 후 속칭 '꾼'으로 변했다.
이후 정씨는 생계도 팽개치고 경마에 미쳤다. 주중이면 경마관련 서적을 보며 경기를 분석했고 주말에는 어김없이 집 인근 서울 창동장외발매소를 찾았다. 그러나 경마에 빠진 지 3년 만에 정씨는 결국 13년간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마련한 상가 등 전재산 15억원을 모두 날리고 빚까지 지게 됐다. 지난해에는 부인에게 이혼을 당했지만 정씨는 경마중독증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정씨는 급기야 19일 오후 1시30분께 마사회 사무실을 찾아가 "재산을 다시 찾을 수 있게 경기정보를 알려달라"고 억지를 부렸으나 거절 당하자 준비해 간 흉기로 이모(45)씨 등 직원 2명의 어깨와 발목 등을 찌르고 자해소동을 벌였다.
/이왕구기자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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