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3시40분(한국시각) 남자 역도 69㎏급 결승전이 열린 니카이아 올림픽 역도경기장. 합계 342.5㎏(인상 152.5kg, 용상 190kg)을 들어 2위를 달리던 이배영(25)이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 나섰다.무게는 195㎏. 성공할 경우 경기를 마친 1위 장궈정(중국)과 같은 347.5㎏(인상 160kg, 용상 187.2kg)이 되지만 몸무게가 310g이 더 가벼워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얍.” 기합소리와 함께 바벨이 올라갔으나 이배영의 몸이 뒤로 넘어지고말았다. 1, 2차 시기에 몸의 균형이 앞으로 쏠렸다고 판단해 이번에는 중심을 뒤로 잡았는데 조금 지나쳤던 것. 용상에서는 선전했지만 인상에서 장궈정에 7.5㎏이 뒤진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한 중국 기자로부터 “원래 목표가 은메달이었느냐”는 질문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92바르셀로나(금메달전병관) 이후 12년만에 역도에 메달을 안는 값진 결실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배영은 92년 전북 순창중학교 1학년때 선생님의 권유로 바벨을 들었다.성실한데다, 순간 판단력이 뛰어나 2년 뒤인 94년 소년체전 인상, 용상, 합계의 3관왕을 시작으로 국내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7위에 그쳤다. 지난해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희망을 부풀린 이배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남들은 4년을 준비했지만 나는 8년을 기다렸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이배영은 경기 후 “모든 걸 걸고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테네=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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