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린 몇 밤, 저 안에 땡볕 한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장석주의 '달과 물안개' 중에서 ―
★ 한 알의 대추도 저절로 영글지 않습니다. 하물며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베트남을 통일한 호치민의 어록에도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절굿공이 아래서 짓이겨지는 쌀은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그러나 수없이 두들김을 당한 다음에는 목화처럼 하얗게 쏟아진다. 인간사도 때로는 이와 같아서 역경이 사람을 빛나는 옥으로 바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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