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15호 태풍 메기가 북상하면서 18일 최고 400㎜가 넘는 폭우가 내린 전남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했다.이날 오전 시간당 50∼7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장흥군 송촌리 송촌천의 둑 230m가 유실돼 인근 농경지 15㏊가 물에 잠겼다. 해남에서는 농경지 1,060㏊가, 나주 등에서 농작물 1,882㏊가 침수됐다. 광주시내를 관통하는 광주천변 주차장이 물에 잠기면서 차량 수십대가 침수피해를 입었으며, 주월동 무등파크 아파트 공사장 축대가 붕괴됐다. 또 광주 유덕동 극락강의 유천교에 물이 불어나 일부 지역이 침수하자 인근 저지대 주민 100여가구 400여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고 마륵동 화훼단지와 무등시장 뒤편 주택가 등이 물에 잠겼다. 광주 중앙중 체육관 지붕은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440평 중 150여평이 무너져 내렸다. 보성―장흥, 나주―장흥간 국도와 지방도 곳곳이 산사태로 토사가 도로를 덮쳐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한라산 어리목에 233㎜의 많은 비가 내린 제주에서는 시간당 3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북제주군 조천읍 함덕 오일시장 일대 7가구, 조천리 9가구, 제주시 3가구 등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났다. 또 경북 북부 일부지역에 내린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문경시 모전동 오거리 도로와 여관 주택, 상주시 함창읍 재래시장 일부가 물에 잠겼다. 대구 서대구공단 일대도 시간당 30㎜가 넘는 폭우로 일부 공장이 침수됐다.
항공기와 선박 결항 등도 잇달았다. 오전 6시 태풍주의보 발령에 따라 제주기점 7개 항로를 비롯해 전남 경남지역의 항구들을 기점으로 하는 60여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항공편도 제주 여수 포항 사천 광주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70여편이 결항됐다. 통영 완도 목포 등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 항·포구에는 어선 등 선박 5만여척이 대피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내륙지방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도로 철도 전기 등 시설에 대한 사전대비를 철저히 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피해 발생시 신속한 대응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부산 전남 경남 등 각 지방자치단체도 이날 오전 비상근무에 들어가 재해 취약지를 점검했다. 대책본부는 특히 "아파트, 빌딩 등 고층건물 유리창에 청테이프를 붙이는 등 강풍 피해를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시민들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가로수, 전신주 등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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