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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의사와 환자 거리 좁히려면

입력
200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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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이용하면서 갖게 되는 가장 큰 불만 중의 하나는 의사들이 병세에관해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또 다른 불만은 의사들이 설명을 한다고 해도 주로 영어나 어려운 의학용어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낮은 진료 수가와 몰려드는 환자 때문에 도저히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비싼 진료비를 지불하면서 궁금증을 풀지 못하는 환자나 보호자에게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다행히 최근에는 환자들에게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병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수술이나 시술을 하기 전에는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서를 받으면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도록 하는 제도도 정착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설명을 주고받는다고 하더라도 의사와 환자 사이의 불편과 괴리는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환자는 병원에 오면서 자기 나름대로원인과 병명에 관한 생각을 지니고 온다.

동양의학적 혹은 민간의학적인 질병관이 널리 퍼져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환자들의 질병관이 의사들의 서양의학적인 질병관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아직 많은 것 같다. 의사들이 ‘눈높이’를 맞추어 쉬운 용어로 설명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생각하던 질병관과 거리가 있는 경우에는 환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다.

어떤 환자들은 자기 나름의 원인과 해결책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의사들은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환자들은 의사가 자신의 의견은 무시한다고 또 불만이다.

간혹 자신이 생각하는 병명으로 해달라고 주문을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처방을 해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어서 의사들을 난감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의사들은 설명하는데 부담을 느끼게된다. 병명도 이야기하지 않고, 별다른 설명 없이 처방전만 발행하는 의사들이 오히려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 언론을 중심으로 건강에 관한 보도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미 나름대로의 질병관이 형성된 다음에 들어오는 정보들은 자신의 틀 속에서 취사선택하기 마련이다.

한 가지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것은 중ㆍ고교 교과과정에 건강과 질병에 관한 교과목을 추가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건강 문제인데 지식의 기초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와 건강, 그리고 질병에 관하여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면, 보다바람직한 건강행동도 할 수 있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대화도 더 쉬워질 수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하규섭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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