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ㆍ등록기업의 2분기 실적이 빠른 속도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하반기 들어 더욱 급랭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18일 발표한 ‘12월 결산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화려한 상반기전체 실적과 달리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줄어드는 등 기업 실적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적자 기업이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코스닥기업 전체 영업이익의 5배가 넘는 등 기업간 실적 양극화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
12월 결산 535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조5,463억원, 순이익은 12조6,12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1.33%, 11.37% 줄었다. 이중 제조업체의 순이익은 12조4,928억원으로 7.93% 감소했고,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문제를 안고 있는 금융업체는 81.89%나 급감했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통신업과 전기가스업, 유통업은 2분기 순이익이 각각34.49%, 71.57%, 4.28% 줄었다. 동원증권 김광열 기업분석팀장은 “기업 실적이 2분기에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분기를 정점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내수 부진, 중국 및 IT 경기의 둔화가 영향을 미치고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실적 후퇴 조짐과 중국 긴축, 고유가와 정보기술(IT) 경기 둔화 등 산적한 악재들을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 전망도 결코 밝은 편이 아니다. 증권사들은 이미 기업들의 분기별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 수석연구원은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 들어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면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IT기업들과는 달리전통 기업들의 실적은 하반기에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는 만큼급격하게 이익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양극화 더욱 심화
삼성전자의 순익이 코스닥기업 전체 순익의 5.4배에 달하는 등 기업간 실적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순익은 6조2,719억원으로 상장사 전체 순이익의 23.4%를 차지해, 지난해 17.9%보다 크게 늘어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10대 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5조1,148억원으로 상장사 전체의 56.31%에 달해 작년 동기의 44.36%를 훨씬 웃돌았다.
일부 기업은 50%에 가까운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적자를 내는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상장기업 중에는 카지노업체인 강원랜드가 49.47%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엔씨소프트, KT&G도 각각 45.17%, 40.25%로 영업이익률이 매우 높았다.
코스닥 기업 중에는 동화홀딩스와 웹젠이 76.1%와 50.8%로 50%이상의 높은이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2분기 적자 기업이 상장사의 경우 전체의 18%, 등록기업의 경우 전체의 31%에 달해 10개 기업중 2~3개 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사 중 적자계속 기업 수는 중전체의 8.6%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5% 포인트 증가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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