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터에서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수천점의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개성 공단 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는 사내 토지박물관 주도로 6월부터 두 달간 북한 고고학자들과 함께 유물이 흩어져 있는 12곳, 10만여평에서 발굴조사를 한 결과 모든 시기의 다양한 유물과 유적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주요 유적은 구석기시대 유물이 묻힌 신생대 제4기층과 신석기시대 유물산포지 2곳, 원삼국시대 집터 1개소, 고려시대 건물지, 다수의 고려·조선시대 토광묘 유적 등이며, 유물은 구석기시대 주먹도끼와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조각, 고려시대 동전(皇宋通寶, 1039년)과 유리구슬, 청자 대접, 백자 주자(술을 거르거나 짜내는 틀) 등 수천점이 나왔다.
유물 중 가장 특이한 것은 고려시대 건물지에서 나온 '철우'(鐵牛·철로 만든 소 형상·사진)로, 건물 축조 과정에서 땅 고르기 의식인 지진의례(地鎭儀禮)의 봉헌물로 묻힌 것으로 보인다.
토지박물관 관계자는 "지진의례로 매납되는 동물은 말이 일반적인데 이처럼 소나 다른 동물이 매납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사례" 라면서 "고려시대 건축사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조사에는 남한의 토지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 고려문화재연구원, 한국문화재보호재단발굴조사단, 기전문화재연구원 등 5개 기관 20여명과 북한의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학자 40여명이 참여했다.
남북한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향란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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