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브로드웨이에 리바이벌 된 대표적인 뮤지컬 중 하나인 ‘리틀 숍오브 호러스’(Little Shop of Horrors)가 결국 간판을 내린다.보통 토니상 시상식 이후 그간 성적이 좋지 않은 뮤지컬들이 공연 중단을선언해 왔던 것을 보았을 때 올해는 그래도 대부분 공연이 그럭저럭 살아남아 선전하고 있는 편. 그러나 ‘리틀 숍’은 그간의 손해를 만회하지 못하고 끝내 작별을 고하게 됐다.
이 뮤지컬은 지난해 프리뷰 40회 공연을 마친 뒤 10월2일 정식 오픈 해 오는 8월22일 마지막 공연까지 372회의 정규공연을 기록하게 된다. 이 작품에는 우리나라의 ‘제미로’가 일부 투자를 해 국내에도 소개될 것으로 기대됐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리틀 숍’은 시무어라는 청년이 우연히 갖게 된 이상한 식물 ‘오드리 II’를 통해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는 성공을 거두지만 인간의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는 이 흡혈식물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 결국 자신까지도 목숨을 잃는다는 괴기스러운 이야기. 그러나 무거운 주제와는 달리 흥겨운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시종 즐거움을 준 코미디로 20여년 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흥행했던 뮤지컬이다.
이러한 과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리바이벌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작품의 적합하지 않은 무대를 선택한 것. 당초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대형극장에 맞기 보다는 중소형 극장용 작품인 것을 브로드웨이로 옮겨 오면서 무리한 시도를 한 셈이 됐다.
8명이 출연하는 뮤지컬이 큰 공연장 무대로 오면서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무대세트 등에 많은 신경을 썼지만 관객들은 같은 돈을 내고 이 작품을 보는 것에 주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책정한 예산을 초과한 제작비의 부담을 끝내 버틸 수 없었던 것도 한 몫을 했다.
공연을 앞두고 트라이 아웃 공연에서 좋은 평을 받지 못하자 연출가를 바꾸고 오픈 날짜까지 바꾸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로 인해 600만달러 정도였던 제작비를 800만달러 이상 쓴 것은 치명적인 요인이 됐다. 최근에는 티켓판매를 위해 조이 팻톤을 주연으로 기용하는 등의 막바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최용석 / 브로드웨이 오버시스 매니지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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