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BS 창사50돌 음악회 남·북 방청객이 하나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BS 창사50돌 음악회 남·북 방청객이 하나로

입력
2004.08.17 00:00
0 0

“이미 빗장은 풀렸네, 이미 쪽문은 열렸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통일이어라 영차.”질박하면서 강단 있는 새납(태평소) 소리에 실려 통일 노래가 금강산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광복 59주년인 15일 오후 8시. 휴전선 너머 강원 고성군온정리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남과 북이 통하고, 국악과 서양음악이 만나야한다는 주제로 뜻 깊은 음악회가 열렸다. 기독교방송(CBS)이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통해야’를 제목으로 연 국악 크로스오버 콘서트다.

지난해까지 남북, 해외가 함께 추진했던 8ㆍ15 민족공동행사는 최근 김일성 주석 조문 거부 파동으로 ‘올스톱’됐다. 남북이 따로 행사를 열긴 했지만 한 마음으로 같이 했던 예전 행사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남북 교류의상징처럼 된 금강산에서 남쪽 관광객과 금강산 지역 북쪽 직원 등 800명 가까이 참여한 이번 음악회의 의미가 그래서 더욱 새로웠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방청객으로 문화회관은 일찌감치만석이었다. 유영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 개막 가수는 여성 로커 마야.

자신의 대표곡 ‘진달래꽃’을 부른 뒤 그는 “이 노래를 숱하게 불렀지만이렇게 가슴에 사무치기는 처음”이라며 “어서 통일이 되어 북녘 땅에서한 번 목놓아 불러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태춘ㆍ박은옥, 김원중, 성시경, 팀 등 이번 음악회에 참석한 가수들은 한결같이 노래 끝에 “감격스럽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금강산 지역에서 남쪽 방송사가 여는 첫 음악회인 이번 공연에는 특히 퓨전 국악밴드 그림, 강은일과 해금 플러스, 소리꾼 김용우 등이 대중적인 국악을 연주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 가운데 작곡가 류형선씨가 만들고 김용우씨가 방청객과 함께 노래한 이번 공연의 주제곡 ‘통일이어라, 영차’에는 갈채가 쏟아졌다.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 사업에 힘차게 함께 나서자는 노동요풍의 노래로 해금, 가야금, 거문고, 피리, 북, 장고, 꽹과리 등 국악기와 퍼커션, 기타, 피아노, 신시사이저, 베이스 등 서양 악기가 협연해 신선한 맛을 더했다.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씨는 북한 인기 가요 ‘휘파람’을 재즈 스타일로 편곡, 연주해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 순서는 전인권 밴드. 금강산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무대라는 전인권은 어눌한 말투로 “북쪽이 외국보다 더 외국 같다는 사실에 아직도 황당하기만 하다”면서 ‘행진’ ‘아리랑’ 등 민족의 평화를염원하는 노래를 특유의 카리스마로 폭발해냈다.

예정 시간을 넘겨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음악회가 끝난 뒤 금강산 문화회관을 나서는 사람들은 ‘통일이어라, 영차’ 노래를 흥얼거렸다.

행사를 기획한 허미숙 편성국장은 “올해에는 북쪽에서 참여하지 못했지만내년 광복 60주년 기념일에 열 제2회 음악회는 남북 음악인들이 같이 무대에 서는 뜻 깊은 행사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표준 FM98.1에서 18일 오후3시부터, 음악FM93.9에서 20일 오후4시부터 녹화 방송한다.

/금강산=김범수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