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적게 드는 경유(디젤)차 구입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일부 경유차의 경우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고,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은 경유차에 가계약 수요가 몰리는 기현상도 일어나고 있다.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스포티지’는 출시도 되기 전에 이미 가계약분이 5,000대를 돌파했다. 기아차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한 경유차 인기에 신차 효과까지 겹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가계약이 모두 실계약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계약 후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난 현대차의 SUV 투싼은 아직도 계약 이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 물량도 2~3개월 정도밀린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대기 고객들이 현대차의 다른 경유차인 싼타페로 차종을 바꾸자 산타페의 계약후 대기기간도 15일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싼타페는 뉴EF쏘나타를 제치고 4~6월 국내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경유차인 쌍용차 뉴렉스턴도 6월 이후 인도 대기 기간이 20일~25일로 늘어났다.
경유차의 인기 상승은 고유가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해 리터당 1,300원대였던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요금은 최근 1,400원선을 훌쩍 넘어섰다.배기량 2,000㏄ 차로 1년 동안(2만㎞) 운행할 경우 휘발유차의 유류비(연비 9.6㎞, 리터랑 1,400원 기준)는 290만원 이상인 반면 경유차(연비 14.6㎞, 리터당 1,000원)는 137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자동차 업계관계자는 “고유가 영향과 주5일제로 장거리 여행이 늘면서 경유차, 특히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적인 차를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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