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외교·안보 팀장 역할을 맡기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외교· 안보 라인 수뇌부를 경질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또 이종석 NSC 사무차장의 사무처장 기용 방침은 유보되고 권진호 보좌관이 원래대로 NSC 사무처장을 겸직하게 된다.정부는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의 NSC 사무처장 겸직 규정 삭제를 골자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법 개정을 유보키로 했다.
여권 일각에선 한때 반기문 장관 등의 경질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역할이 줄어든 권진호 안보보좌관의 거취 변화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일정 기간 이들의 역할을 크게 바꾸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 차장의 사무처장 승진 방침은 자동 유보되고 권 보좌관은 NSC 사무처장 역할을 그대로 맡게 됐다.
다만 금년 가을 이후 '타 부처로의 영전'등 권 보좌관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경우에는 이 차장의 처장 승진론이 재론될 가능성은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종석 차장의 역량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는 여전하다"며 "앞으로도 이 차장과 NSC 사무처의 역할은 거의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NSC 사무처는 외교안보 분야 정책 협의·조정, 주요 현안 점검 등의 역할을 그대로 맡으면서 회의 자료 준비와 보고 등 정 장관 지원 업무도 맡게 된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반기문 외교장관도 김선일씨 피살 사건에 대해 직접 책임이 없다는 게 현재까지의 감사 결과"라면서 "반 장관도 이번에 교체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외교안보 분야 선임 장관인 정 장관이 안보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NSC 상임위원장 자리도 정 장관에게 넘기는 게 적절하다는 건의가 있었던 것"이라며 정 장관의 NSC 상임위원장 겸직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정 장관은 매주 목요일 NSC 상임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외교안보 부처 수장으로서의 '정치적 역할' 수행에 주력하고, 이 차장은 실무적 뒷받침을 하는데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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