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8면 ‘김 구 선생은 빈 라덴 같은 사람’기사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군사평론가 지만원이라는 사람이 지식인을 자처하면서 이 정도의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측은한 마음이 든다. 백범은 항일투쟁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고 망국과 함께 망명하여 환국할 때까지 27년 동안 임시정부를 이끌면서 대일항전을 멈추지 않았다.대한민국의 수립은 임시정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테러리스트가 기존 체제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는 면에서 백범을 단순히 오사마 빈 라덴과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백범은 우리가 잃었던 나라를 찾고자 일본 제국주의의 앞잡이를 타도 대상으로 삼은 반면 빈 라덴은 무고한 시민 수천명의 생명을 앗아간 인륜에 반한 범죄를 저지른 극악무도한 자다. 어찌 전세계 인류의 범죄자와 동일한 차원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 발상 자체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백범이 이승만의 발목을 잡았다고 한 것도 의도적으로 무시하기로 작정한 표현이라고 본다. 백범을 탓하고 미워할 시간이 있다면 ‘백범일지’를 한번 읽어 보라. 그것을 보고서 감히 백범이 무식하다는 무식한 말을 할 수 있는지.
/장정옥ㆍ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