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자리는 단 하나. 이제 싸움은 시작됐다.”‘수영 신동’ 마이크 펠프스(19·미국)와 ‘인간 어뢰’ 이언 소프(22·호주)가 나란히 첫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테네 올림픽 다관왕 대결’의 서막을 열었다.
펠프스와 소프는 15일(한국시각) 아테테 올림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개인혼영 400m결승과 자유형 400m결승에서 각각 4분08초26와 3분43초1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펠프스의 우승은 싱거웠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머리를 흔들어대던 그는 경기 내내 다른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1위로 도착했다. 한달 전 미국대표선발전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4분08초41)을 0.15초나 앞당기면서.
반면 15분 후 나타난 소프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3월 호주대표선발전에서그는 출발신호 위반으로 실격돼 400m 2연패의 기회를 놓치는 듯 했으나 절칠한 친구 크레이그 스티븐슨이 출전권을 양보, 어렵사리 ‘대타 출전’했다.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그는 예선을 2위로 통과했고 금메달이 어렵다는 예측까지 나돌았다.
소프는 결승에서 기록경신 대신 1위에 초점을 맞췄고, 팀 동료 해킷을 0.26초 차로 제치며 월계관을 썼다. 그는 경기 후 “어깨의 무거운 짐을 벗은 것 같아 너무 홀가분하다”며 “내게 기회를 준 친구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선수는 17일 새벽1시16분 펼쳐지는 남자 자유형200m 결승에서 처음으로 함께 출발선에 선다. 1972년 뮌헨올림픽의 마크 스피츠(미국) 이후 ‘난공불락’으로 일컬어지는 ‘올림픽 7관왕’ 기록을 깨겠다는 펠프스.
시드니 3관왕에 이어 이번 대회서 5개의 금메달 따 2008년에는 역대 최다(10개)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하겠다는 소프. 두 영웅이 펼치는 ‘세기의 대결’은 아테네올림픽 MVP 향배까지 좌우할 것이어서 수영팬들의 흥분지수는 끝없이 치솟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