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강대에서 독특한 공연이 열렸다. ‘낭독의 발견’ 음악감독인강승원씨가 결혼 20주년을 자축하는 공연이었다. 전형적인 ‘딩크족’인 강 감독은 자녀의 결혼식 대신 본인의 결혼식을 기념하는 기발한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강 감독을 포함한 그룹 ‘우리동네 사람들’의 공연이 있었고, 그룹 동물원과 서강대 노래동아리 ‘에밀레’ 후배들의 축하공연이 곁들여졌다.
이번 행사의 절정은 강 감독이 부인에게 20년 전에 프로포즈하면서 불러주었던 노래를 다시 부르고, 머리에 화관을 씌워주는 대목이었다. 20년 동안변하지 않는 뜨거운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부인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객석에는 조용한 감동이 흘렀다. 한 출연자 부부는 “결혼 17년차라며 3년꾹 참았다가 20주년 기념식을 하겠노라”며 한껏 부러워했다. 결혼하고 20년이 지나서도 애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축하를 받는 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도전받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잘 먹고 잘사는 것을 뜻하는 이단어에는 개인은 있지만, 함께 잘 사는 것의 가치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것 같다.
이혼율의 급격한 증가로 함께 잘 사는 부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요즘 너무 많이들 헤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강 감독이 부른 노래로 이날 공연은 끝났다.
“떠나보내는데 익숙해졌어, 떠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나는 지금…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 너머로, 당신은 내게서 멀어지고 있고 사랑이라는 허전함 속엔, 기쁨보다 슬픔이 많아.”
진정한 웰빙은 함께 잘사는 것이 아닐까? 웰빙 투게더!
/홍경수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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