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지명된 존 케리 관련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권이 펴온 일방주의 외교를못마땅하게 생각하며 마음으로 민주당에 한 표 던지는 사람이라면 케리의대외 정책 등을 가늠해볼 좋은 기회다.미국 진보정치ㆍ문화의 산실이며 케리의 고향이기도 한 보스턴의 유력지 ‘보스턴 글로브’ 기자 3명이 쓴 ‘존 F 케리’(지식의날개 발행)는 케리의 성장 과정 등 개인사와 그의 사람 됨됨이에 대한 평가가 세세하게 담겨있다.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케리를 심층취재해 연재한 신문기사에 바탕한 이 책은 케리를 양면성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외교관 아들로 유복한 집안 출신이지만 늘 아웃사이더라고 느꼈고, 진보적이며 시류에 휘말리지 않는 편이지만 정치적으로 기회주의에 끌렸으며, 고상하고 주의 깊지만 전쟁에서 대담하다는 평가다.
또 직감으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부시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여러 각도에서 조사하고, 의심 나는 모든 것을 털어놓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밖에 케리의 베트남 참전 경험, 법조계와 정계 활동등을 자세히 전한다.
케리의 자서전 ‘존 케리★도전과 선택’(정하용 옮김ㆍ시공사 발행)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된 ‘A Call to Service’를 번역한 책이다. 이 책에서 케리는 부시 정부의 정치와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자신을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케리는 ‘기독교적 편견과 차별은 신의 법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신의 사랑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21세기에는 진보적 국제주의의 대담한 비전을 되살려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와차별성을 분명히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시 정부가 ‘다자기구로 달성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수준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실패했다’며 양자대화에 나설 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국제부 기자들이 쓴 ‘존 케리’(위드북스 발행)는 ‘케리’를 키워드로 베트남 전쟁을 전후한 시기부터 미국 진보정치 약사를 보여주는것은 물론, 올해 미국 대선의 쟁점과 의미까지 두루 짚은 책이다.
미국의 군사팽창에는 반대하지만 군사력 증강을 앞세우는 안보관이나 동성애자 인권은 옹호하면서도 동성 결혼에는 반대하는 케리의 이중성도 짚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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