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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도 "경제 살리기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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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도 "경제 살리기 올인"

입력
2004.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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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3일 '정쟁 중단, 민생경제 올인'을 선언했다. 지난 달 대여 전면전을 선포한 뒤 20여일간 계속된 정체성 공방을 접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당력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박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민생점검회의를 소집, "정부가 내놓는 경제정책에 분명히 협조하고, 경제위기에 대한 당의 대안을 촉구해 어려운 국민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펴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체성 논쟁에 대해선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근본적인 문제를 야당으로서 당연히 짚은 게 무슨 정쟁이냐"며 "우리는 엄청나게 인내하면서 상생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념 논쟁―민생 올인'으로 이어지는 박 대표의 행보는 야당 대표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목표 하에 착착 진행되는 수순으로 읽힌다. 박 대표는 "상생의 정치 약속은 저버리고 정쟁을 촉발했다"는 정체성 공방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의 보수파 결집과 리더십 검증 등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고 판단한 것 같다. 따라서 이제는 경제를 키워드로 경제난에 지친 민심 끌어안기에 나설 타이밍으로 본 것이다. 박 대표가 이번 주 전직 대통령들을 차례로 만나 경제위기 상황을 부각시킨 것도 민생 올인 선언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박 대표는 당분간 정쟁의 전면에서 비켜서서 민생현장 체험, 외부 전문가들과의 회의 등에 전념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그러나 "무조건 입을 닫고 있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임태희 대변인은 "추상적인 정체성 논쟁은 지양하되, 국보법과 의문사위 등 구체적인 정책 차원에서 정체성이 문제되는 부분은 짚고 넘어가는 게 경제를 위해서도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정체성 공방을 겨우 말 한마디로 덮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하며 "박 대표가 이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경제와 민생으로 가겠다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박 대표가 정체성, 좌파정책 운운하며 우리를 공격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경제문제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국민들이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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