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붐을 활용해 일본의 대형 식품업체들이 냉면, 김치 세트 등 다양한 한국 먹거리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1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식품업체인 닛폰햄은 면에 곤냑쿠(일본식 묵)를 섞고 육수에 사과과즙을 첨가하는 등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인스턴트 냉면 두 종류를 전국 슈퍼마켓 등에 납품하고 있다. 닛폰햄의 냉면은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6월 초에 비해 6월 말 판매량이 3배로 증가했다.
전통의 식품업체 모모야(桃屋)는 잘게 썬 배추김치와 한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 '냉면 맛 사라다 우동 소스'를 개발, 판매 중이다. 날야채나 우동에 그냥 뿌려서 먹을 수 있도록 김치와 냉면 육수를 합쳐 소스화한 상품이다. 간사이(關西) 지방의 대형도매업체 고이치는 야키니쿠(일본화한 한국 불고기) 식당에 납품하던 김치와 냉면을 세트화한 가정용 김치세트의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이 신문은 "한국 붐에 힘입어 식품메이커와 도매업체가 새로운 맛과 스타일로 먹기 쉬운 상품을 개발해 수요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음식점에서 가정의 식탁으로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대형업체들의 한국 식품 시장 진출과 새로운 상품 개발은 본고장 맛을 내세우는 재일교포 영세식품업체나 한국 농협 등 한국 업체들의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어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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