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사업자들에 눌려 지내던 하나로텔레콤, LG텔레콤 등 후발 통신사업자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최근 '펀더멘털이 개선됐다'는 등의 호평에 힘입어 각광을 받고 있는 반면 KT와 SK텔레콤 등 선발사업자는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나로, '턴어라운드' 평가에 30% 뛰어
하나로텔레콤의 최근 주가 움직임은 극적이다. 이달 3일 2,37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턴어라운드주'로 평가를 받으면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12일에는 3,110원으로 마감했다. 열흘도 안 돼 30% 이상 뛴 것이다. LG텔레콤 주가도 2002년 3월 1만원대를 기록한 후 지난달 초 3,145원까지 떨어졌다가 조금씩 상승하더니 이달 들어 급등했다. 12일에는 3,550원으로 마감해 한 달 만에 12% 상승했다. KTF는 아직 장기 하락 추세를 탈피하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9% 반등했다.
반면 KT와 SK텔레콤은 7월 초부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일에는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나름대로 주가를 선방하던 KT는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이 '배당 성향도 낮아질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하자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 바람에 시가총액 6위 자리를 현대차에 내놓는 '수모'를 겪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일시적으로 15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6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선발업체 규제로 후발업체 실적 개선
후발사업자들의 강세는 2분기 실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분기 SK텔레콤은 접속료 인하 등 정부의 비대칭 규제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으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놓았고, KT도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
반면 LG텔레콤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매출과 가입자 증가가 기대치를 웃돌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나로텔레콤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CSFB, 도이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며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LG텔레콤의 투자의견은 상향조정하고 KT에 대한 투자의견은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LG텔레콤의 2분기 실적은 가입자와 1인당 매출액이 모두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며 "가입자 이탈 가능성이 주가에 지나치게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KT에 대해서는 목표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시장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CLSA증권은 "KT의 향후 12개월 동안의 배당금이 과거 12개월 동안의 배당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면서 KT 주식의 '마지막 장점'인 배당주로서의 가치까지 평가 절하했다.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도 선발사업자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정철 대신증권 연구원은 "KT와 SK텔레콤 등 선발 통신사업자의 주식은 외국인 지분한도가 꽉 차 수급 측면에서도 상승 여력이 적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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