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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걸' /달지 않고 쓰기만…사춘기 자매의 첫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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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걸' /달지 않고 쓰기만…사춘기 자매의 첫경험

입력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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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걸’(감독 카트린느 브레야)은 마냥 아기자기할 듯한 소녀들의 ‘비밀의 화원’을 철저히 까발리는 도발적인 영화다. 첫 사랑, 첫 섹스에 대한소녀의 기대감을 철저히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나쁜’ 성장영화다.음모노출이 있음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가위질을 당하지 않은 데는 이런 뜻밖의 미덕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음모가 노출된다고 해서 마냥 섹스 위주로 흘러가는 질펀한 영화는 결코 아니다. 섹시하고 예쁜 고교생 엘레나(록산느 메스키다)가뚱뚱한 여동생아나이스(아니이스 르부)와 첫 섹스에 대해 토론을 나눈다.

‘첫 섹스는 어떠해야 한다’는 환상에 대해서 말이다. 아나이스는 ‘첫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의 소유자이고, 엘레나는 법과 도덕의 잣대를 코웃음 치는 당차고 섹시한 10대다. 자매는 바캉스에서자신의 섹스를 처음으로 실험해보기로 한다.

두 자매가 부모와 함께 떠난 피서지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피서지에서 대학생 페르난도(리베로 드 리엔조)를 만난 엘레나는 동생과 함께 쓰는 방으로 남자를 유인, 첫 관계를 맺는다.

동생 아나이스는 비밀스런 순간에 눈을 뜨자니 괴롭고 불편하다. 엘레나 또한 동생이 보는 앞에서 첫 관계를 맺는다는게 영 쉽지 않다.

신기루 같은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보여주려 한 듯한 영화는 후반에 들어서며 급격한 반전을 보여준다. 관객을 고문하는 폭력적 미학의 대가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처럼 영화는 정색을 하고 이 꿈 많은 10대 소녀들의 일상이 얼마나 처참하게 종결되었는지를 보고한다.

어른에게는 10대의 암울함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아직 어른이 되지못했다고 생각하는 관객에게는 10대의 통과의례가 어떠한가를 냉혹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20일 개봉. 18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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