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낮 청와대에서 윤광웅 국방장관과 군 지휘관 등 70여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전에 열린 전군 지휘관회의 참석자 가운데 군단장급 이상 고위지휘관들이 초청됐다. 오찬 모임은 남북한 해군 함정 교신 보고 누락 파문으로 청와대와 군이 갈등을 겪은 뒤에 열렸기 때문에 관심을 모았다.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군의 과거사와 군사정부 시절의 역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군의 과거사는 군대 내 의문사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군사정부를 거론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간접 겨냥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노 대통령은 군의 문민 통제에 대한 일부 군의 반발을 의식한 듯 "국방부 문민화는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군 개혁을 강력히 주문했다. 그는 "문민화 이전에 중요한 것은 군 스스로가 국방 개혁을 추진해 국민 신뢰를 얻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일부 군 지휘관들이 비리에 휘말려 퇴진한 사건들을 의식한 듯 "몇몇 분이 도중하차해 마음 아프다"면서도 "과거 기준으로 보면 하차가 억울한 일이지만 세상이 바뀌고 국민 기준이 달라져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개혁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군과 대통령 사이에 갈등이 있다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며 대한민국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며 군과 청와대 간의 갈등 가능성을 일축한 뒤 "정책 판단은 대통령과 정부에 맡기고 국방장관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오찬 모임은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해사 교장은 "대통령이 요트 타기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한번 해사를 방문해 요트를 타셨으면 한다"고 농담을 해 웃음이 일기도 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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